
[편집자 주]
메마른 일상에 따뜻한 '시(詩)그널'을 켭니다. 행간에 담긴 마음의 떨림 속에서 바쁜 일상에 잊히기 쉬운 '인권과 존엄'의 가치를 발견합니다. 인권온에어가 전하는 詩 한 편이 당신의 오늘에 다정한 위로가 되기를 바랍니다.
사이, 그 사이의 마음
우리는 누구나 수많은 '사이'에서 살아간다. 부모와 자식 사이, 부부 사이, 친구 사이, 이웃 사이. 그 사이는 때로 멀고 때로 가깝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가장 아름다운 관계는 그 사이를 메우려 애쓰는 마음에서 시작된다. 문에스더 시인은 사위를 얻고 사돈과 맺게 된 '사이'에서 발견한 작은 기적을 이렇게 노래한 따뜻한 시 한 편이 있습니다.
사이
사위를 얻고
사돈과 나는
사이가 생겼다
딸과 아들
걱정을
둘로 나누는
나눌수록
감동은
배가 되는.
_문에스더
시인은 "사위를 얻고 사돈과 나는 사이가 생겼다"고 말한다. 결혼으로 새롭게 맺어진 인연. 그 사이는 낯설기도 하고 어색하기도 하다. 하지만 시인은 그 사이에서 무언가를 발견한다. 딸과 아들에 대한 걱정을 "둘로 나누는" 관계라는 것을. 혼자 짊어지던 무거운 걱정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생겼다는 안도감. 그것은 단순한 부담의 분산이 아니다. "나눌수록 감동은 배가 되는" 놀라운 경험이다.
나눔의 역설이다. 물질은 나누면 줄어들지만, 마음은 나눌수록 커진다. 걱정을 나누면 걱정은 반으로 줄고 위로는 두 배가 된다. 기쁨을 나누면 기쁨은 배가 되고 슬픔을 나누면 슬픔은 반으로 준다. 시인은 사돈이라는 새로운 관계 속에서 이 진리를 깨달았다. 그 사이는 어색함이 아니라 감동으로 채워진다.
35년간 제복을 입고 살아오며 나는 수많은 '사이'를 목격했다. 갈등으로 멀어진 사이, 오해로 틀어진 사이, 무관심으로 단절된 사이. 하지만 그 사이를 회복하려는 작은 시도가 있을 때, 기적 같은 변화가 일어났다. 한 사람이 먼저 손을 내밀면, 다른 사람도 응답했다. 서로를 향한 배려가 생기면, 그 사이는 존중으로 단단해졌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는 물리적 거리가 아니라 마음의 거리였다.
문에스더 시인의 시는 짧지만 깊다. 아하시 특유의 발견과 반전이 담겨 있다. '사이가 생겼다'는 말에는 거리가 생겼다는 의미도 있지만, 시인은 그것을 관계가 생겼다는 긍정으로 전환한다. 그리고 그 관계 속에서 걱정을 나누고 감동을 키워간다. 이것이 바로 사람이 사람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 아닐까. 혼자가 아니라는 것, 함께 나눌 사람이 있다는 것.
당신의 삶에도 수많은 '사이'가 있을 것이다. 어쩌면 그 사이가 멀게 느껴질 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기억하자. 사이는 메울 수 있고, 나눔은 감동을 배가 시킨다는 것을. 오늘 당신 곁에 있는 사람에게 작은 관심을 건네보는 건 어떨까. 그 작은 시도가 '사이'를 '우리'로 바꿔놓을 것이다. 나눌수록 커지는 감동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시인 소개

문에스더 시인은 유아교육학 박사이자 유치원 원장으로 평생을 아이들 곁에서 살아온 교육자입니다. 아동심리치료와 미술심리치료를 공부하며 작은 마음들의 언어를 읽어내는 법을 배웠고, 그 따뜻한 시선은 자연스럽게 시로 흘러들었습니다.
한국감성시협회 아하시 2기를 수료하며 동인시집 '내일도 아하!'를 출간하였으며, 일상의 난감한 순간을 긍정의 발견으로 바꾸는 아하시의 매력에 빠졌습니다. 청양과 평택을 오가며 시골 밭고랑에 물길을 내듯, 오렌지나라 어린이집 아이들의 마음에도 따뜻한 물길을 내주는 중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