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프로축구 메이저리그사커(MLS) LAFC에서 활약하는 손흥민이 북미 축구의 별들이 모이는 2026 MLS 올스타전에 출전한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떠나 미국 무대에 진출한 지 약 1년 만에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로 인정받은 것이다.
손흥민은 팬과 선수, 미디어 투표를 통해 선발되는 MLS 올스타 ‘퍼스트 XI’ 공격수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 선수가 MLS 올스타로 선정된 것은 2003년 LA 갤럭시 소속으로 출전한 홍명보 현 한국 대표팀 감독 이후 두 번째다.
토트넘의 전설에서 LAFC의 중심으로
손흥민은 2025년 8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를 떠나 LAFC에 입단했다. 2015년부터 10년간 몸담았던 토트넘에서 주장까지 맡았던 그가 미국행을 선택하자 세계 축구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LAFC는 손흥민 영입을 구단과 리그의 미래를 바꿀 수 있는 상징적인 계약으로 평가했다. MLS도 손흥민의 이적을 당시 리그 역대 최고 수준의 이적료가 투입된 계약으로 소개했다.
손흥민은 미국 진출 첫해부터 빠르게 존재감을 드러냈다. 2025년 9월 레알 솔트레이크전에서는 LAFC 입단 후 첫 해트트릭을 기록했고, 드니 부앙가와 강력한 공격 조합을 형성했다. 손흥민의 스피드와 양발 슈팅, 부앙가의 돌파력이 결합하면서 LAFC는 MLS에서도 가장 위협적인 공격진을 갖추게 됐다.
손흥민의 합류는 경기장 밖에서도 큰 변화를 일으켰다. 로스앤젤레스 한인타운을 중심으로 LAFC 유니폼과 손흥민의 등번호 7번을 찾는 팬들이 늘었고, 홈경기에는 한국계 관중뿐 아니라 아시아 축구팬들이 대거 몰렸다. 로이터는 손흥민의 LAFC 홈 데뷔를 앞두고 로스앤젤레스에 ‘소니 열풍’이 불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전반기 득점 없이 도움 10개로 공격 이끌어, 최근 3게임 연속 골
손흥민의 2026시즌 출발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시즌 초반 리그 13경기에서 득점하지 못하며 골 결정력이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토트넘 시절부터 손흥민의 상징이었던 빠른 침투와 정확한 슈팅이 예전만큼 나오지 않는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그러나 손흥민은 득점 대신 기회 창출과 동료 지원에서 새로운 역할을 보여줬다. MLS 공식 자료에 따르면 올스타전을 앞둔 현재 손흥민은 리그에서 3골·10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도움 10개는 리그 공동 최다 수준이다.
최근에는 득점력도 회복하고 있다. 최근 월드컵 휴식기 이후 열린 스포팅 캔자스시티전에서 골을 넣으며 LAFC의 4대0 승리를 이끌었다. 손흥민의 3게임 연속골과 함께 LAFC는 손흥민과 부앙가의 활약을 앞세워 서부 콘퍼런스 선두로 올라섰다.
손흥민은 과거처럼 득점만을 책임지는 왼쪽 공격수가 아니라 공격진 전체를 연결하는 플레이메이커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다. 상대 수비를 끌어내 공간을 만들고, 부앙가를 비롯한 동료에게 결정적인 패스를 제공하는 장면이 늘었다.
팬이 직접 선택한 올스타
손흥민의 올스타 선정은 감독이나 사무국의 추천이 아니라 팬·선수·미디어 투표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올스타 투표는 단순한 인기투표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팬 투표와 함께 현역 선수와 미디어 관계자들의 평가를 종합한다. 손흥민이 MLS 진출 첫 번째 온전한 시즌에 퍼스트 XI에 선정된 것은 대중적 인기뿐 아니라 경기력과 리그 기여도를 함께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2026 MLS 올스타 명단에는 손흥민을 비롯해 밴쿠버 화이트캡스의 토마스 뮐러, 내슈빌의 샘 서리지, 샌디에이고의 안데르스 드레이어 등 MLS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포함됐다.
인터 마이애미의 리오넬 메시와 로드리고 데폴도 올스타로 선정됐으나 월드컵 이후 휴식과 선수 보호를 이유로 출전하지 않는다. 메시와 손흥민의 올스타전 동반 출전은 무산됐지만, 손흥민은 이번 대회에서 MLS 공격진을 대표하는 가장 주목받는 스타 중 한 명이 됐다.
멕시코 리가 MX 올스타와 맞대결
2026 MLS 올스타전은 미국 동부시간으로 7월 29일 오후 8시,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뱅크오브아메리카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한국시간으로는 7월 30일 오전 9시다.
MLS 올스타는 멕시코 프로축구 리가 MX의 올스타 선수들과 맞붙는다. 북미를 대표하는 두 리그가 자존심을 걸고 펼치는 대결이다. MLS와 리가 MX 올스타는 지금까지 네 차례 맞붙었으며 MLS가 3승1패로 앞서 있다. 2025년 경기에서도 MLS 올스타가 3대1로 승리했다.
손흥민은 본경기에 앞서 열리는 올스타 스킬 챌린지에도 참가한다. 스킬 챌린지는 슈팅 정확도와 패스, 크로스, 골대 맞히기 등 기술을 겨루는 행사다. 미국 동부시간 7월 28일 오후 7시30분, 한국시간으로는 7월 29일 오전 8시30분에 열린다.
손흥민의 양발 슈팅과 정교한 킥 능력을 경기와 다른 방식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팬들의 관심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손흥민에게 올스타전이 갖는 의미
MLS 올스타전은 정규리그처럼 승점이 걸린 경기는 아니다. 그러나 손흥민에게는 미국 무대에서 자신의 영향력을 공식적으로 확인하는 상징적인 자리다.
유럽에서 오랜 시간 정상급 선수로 활약한 스타가 미국에 진출하면 흔히 선수 생활의 마지막 단계에 들어갔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손흥민은 LAFC에서 공격의 중심을 맡고, 월드컵에 출전하며, 리그 올스타로 선정되는 등 여전히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손흥민의 역할이 득점 중심에서 동료를 살리는 방향으로 변화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3골이라는 숫자만 보면 전성기와 비교해 아쉬울 수 있지만 도움 10개는 그가 팀 전술에 새로운 방식으로 기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손흥민의 미국 진출은 MLS에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 메시는 중남미와 유럽 팬을 끌어들였다면 손흥민은 한국과 아시아 시장에서 MLS의 인지도를 크게 높였다. LAFC 역시 로스앤젤레스의 한인사회와 아시아계 팬을 구단의 새로운 핵심 지지층으로 확보하고 있다.
한때 축구의 변방으로 불렸던 한국 축구가 이제는 세계적인 스타를 북미 올스타 무대에 보내는 시대가 됐다.
손흥민이 스킬 챌린지와 올스타전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그리고 올스타전 이후 LAFC의 서부 콘퍼런스 선두 경쟁을 어떻게 이끌지가 하반기 MLS의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